
아직은 조금 쌀쌀했던 아침의 원당봉에는 어디선가 백서향 향기가 진하게 풍겨오는데 도무지 어디서 풍겨오는지 알길이 없다.

이 백서향의 향기가 원당봉에 봄이 오고있음을 알려주고 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아침나절의 제주는 절로 옷깃을 여며야할만큼 쌀쌀하다.
물론 육지의 여느곳과는 다르겠지만 영상4~5도의 제주는 제주도민들에게 결코 따뜻하지가 않다.

원당봉을 한바퀴 휘휘 둘러가는 둘레길은 오르막과 계단의 연속이다.
7개의 봉우리 중 주봉을 둘러가는 둘레길의 대부분이 자연야자매트로 깔려진 평지이기는 하지만 오르고 또 오르는 길이 둘레길의 끝까지 이어진다.

그래도 곳곳에 제주시내와 한라산등의 전망을 볼 수 있어 그나마 쌀쌀함과 약간의 힘듦을 이겨볼 수 있다.

약 1.5km가량 이어지는 원당봉 둘레길은 일종의 원당봉을 오르기전 웜업을 하기위한 길로 얼마되지않는 오름길을 길게 이어가게 하기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원당봉은 산정호수를 가진 몇 안되는 오름으로 사라오름, 물장오리, 물찻오름, 물영아리, 금오름, 동수악, 세미소, 어승생악, 그리고 이곳 원당봉을 일컫는다.
(추가로 한라산의 백록담은 오름이 아니기에 저기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원당봉의 산정호수는 문강사가 지키고 있으며, 산정호수에는 7~8월경 연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둘레길을 한바퀴 돌고난뒤 남은 코스는 오로지 정상을 오르는 것뿐이다.
말굽형의 분화구는 양쪽으로 오르내리기에 좋은데 오름의 동쪽은 상당히 가파른 대신에 짧은 반면 서쪽의 진입로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길게 이어진다.

양쪽 봉우리 모두에 정자가 하나씩 존재하는데 오름의 정상은 동쪽의 주봉에 있으며 오름의 정상부에서 한라산 전망이 가능하다.

오름 전체를 한바퀴 돌아 내려와 벤치에 앉아 가지고온 물을 한모금 마시며 지난 탐방로를 떠올려 보는데 둘레길의 입구에서 풍겨오던 진한 백서향의 향이 다시금 떠오른다.
다음에 다시 찾을때에는 백서향이나 한번 찾아볼까.
'제주의 오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목의 제2 탐방구간 어승생악 (0) | 2023.03.03 |
---|---|
속이 뻥 뚫리는 우도봉 (0) | 2023.03.02 |
6년간 휴식취한 송악산 일부 재개방 (0) | 2023.02.25 |
2022 제주특별자치도 등산연합회장기 등산대회 (0) | 2022.10.31 |
아쉬웠던 아끈다랑쉬오름의 가을 억새 (0) | 2022.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