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꼭 한번 올라야할 곳으로는 당연히 한라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모두가 한라산을 올라갈 수는 없다고 봐야 하는데, 한라산이 동네 뒷산도 아니고 누구나가 마음먹으면 올라갈 수 있는 그런곳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리목이나 영실을 통해 오르는 윗세오름 또한 많은 체력을 요하는 곳이라 정상만큼은 아니지만 정상과 마찬가지로 아무나 오르기에 힘이 드는것은 매한가지인데, 그나마 한라산을 오른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에 좋은 곳으로 어승생악을 꼽을 수 있겠다.



윗세오름을 오르는 탐방로인 어리목에서 한라산과 반대편에 있는 어승생악은 작은 한라산이라고 불릴 만큼 산채가 커다란 곳으로 제주시내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바라볼때 가장 오른쪽에 높이 보이는 오름이다.



보기보다 의외로 오르기에 편안한 어승생악은 정상부위를 제외하고 대부분숲길로 만들어져 햇빛을 피해 오르기에도 좋은 곳인데 모든 코스에 대부분 데크를 깔아놓아 누구나가 찾아가 올라볼 수 있다.



어승생악이 오르기 편한 이유는 입구에서 얼마 안가 길게 평평한 평지가 이어지기 때문인데 오름탐방로의 특성인 ㄴ자 형의 오름이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처음 입구의 오르막과 마지막 정상부위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가 있는데, 더군다나 오름의 비고의 특성상 바다쪽은 높고 한라산쪽은 낮기 마련인데 등반로의 입구가 한라산 방향에 있기에 더욱 편안히 오를 수가 있다.


탐방로 대부분이 숲길 형식으로 이루어져 오르는 동안 바라 볼 전망은 없으나 그늘이 진 탐방로에 더위에 오름을 오르기 힘든 여름날에도 비교적 무난하게 이용을 해볼 수가 있다.
어승생악의 전망을 조금이나 볼 수 있는 곳은 정상 바로 앞에 있고 그곳에서는 한라산의 전망을 즐겨볼 수가 있는데 날이 맑았던 이날 보여준 한라산은 하나의 그림 그 자체다.


정상부위에 도착하면 비로소 나무 그늘은 완전히 사라지고 조릿대만이 탐방객들을 반긴다.


이 어승생악에도 아주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데 바로 자연이 만들어놓은 전망 때문이다.
지하 벙커 두개를 가진 어승생악은 날씨가 좋을때면 멀리 남해 앞바다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에 이를 악용하여 이곳에 벙커를 지어 미군이 쳐들어 오는것에 대비를 했는데 자연환경에 만들어진 이 벙커는 어승생악 최악의 시설물이 되어 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어승생악 또한 산정호수를 가진 몇 안되는 오름 중 하나다.
다만 비가 많이 내려야 물이 차오르는데 산정호수의 위치상 잘 보이지가 않는다.
산정호수의 위치는 정상에서 서쪽인 분화구 안에있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다.



어승생악을 올라본 사람들은 다들 알테지만 정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전망을 가지고 있는데 남으로는 한라산의 거대한 산채를 북으로는 제주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정말 자연이 만들어 놓은 최고의 전망대다.
어승생(御乘生)악은 한자 그대로 임금이 탈 말이 나는 곳이란 뜻이라고 한다.
'제주의 오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오름 (0) | 2022.08.24 |
---|---|
아흔아홉골의 천왕사 옆 골머리오름과 석굴암 (0) | 2022.08.22 |
제주 비밀의 숲을 가진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0) | 2022.08.12 |
봉오동전투의 촬영지 체오름과 궤 (2) | 2022.08.11 |
한라산 아래 산정호수를 가진 오름 사라오름 (0) | 2022.08.06 |